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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로드 기행

소읍읍 2024. 2. 27. 17:36


코맥 맥카시의 소설 <로드>에서 ‘길’의 의미는 생존이었다. 비단길(실크로드)에서 ‘길’의 의미는 동서양 간의 교류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종이의 길(페이퍼 로드)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필자는 5년 전 진순신의 <페이퍼 로드>를 읽은 적이 있다. ‘페이퍼 로드’라는 새로운 단어에 대한 신선함과 아울러 종이의 길이 인류의 역사에서 차지하고 있는 큰 비중에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최근에 발간된 <페이퍼 로드 기행>(MBC프로덕션.2009년)은 진순신의 책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진순신의 책에서는 종이의 유럽 전래와 그 의미를 다루었으나, 이 책은 종이의 전래경로를 따라 지구를 한 바퀴 돈다. 중국 뤄양(洛陽)에서 시작된 페이퍼 로드는 시안과 둔황, 신장을 거쳐 중앙아시아와 터키, 유럽을 경유해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갔다가 다시 태평양을 통과해 일본을 들르고 마지막으로 한국으로 돌아온다. 나침반, 화약, 인쇄술과 함께 고대 중국의 4대 발명품 가운데 하나인 종이는 후한서의 ‘채륜전’에 따르면 AD 105년 채륜이 발명했다고 나와 있다. 그 종이의 이름을 채후지(蔡候紙)라 불렀다. 그러나 고고학적 발견은 채륜이전에 이미 종이가 사용됐음을 말해준다. 현재는 중국에 종이가 처음 등장한 시기를 BC 2세기경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채륜의 지위는 하락할 수밖에 없으리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중국과학원 반지씽 교수는 “채륜의 활동은 객관적으로 말해 제지술의 발전에 기여하였으므로 그 공헌을 인정해야 한다.”(44쪽)고 말한다. 제지술의 중앙아시아 전래는 751년 탈라스 전투 시 이슬람에 포로가 된 당나라 군인 중 제지 기술자가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탈라스 전투 이전에 이미 중앙아시아에서는 종이를 만들었다는 주장도 있다. 우즈벡 과학아카데미의 종이 역사가인 나짐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제지술을 비밀로 귀히 여기던 중국이 종이 기술자를 먼 지역의 군부대에 두었을 리가 없었으며, 중앙아시아와 중국은 교역이 왕성해 사마르칸트에서는 이웃 나라에 대한 정보를 잘 알고 있었으므로 BC 1세기부터 이 지역의 제라프샨 강, 카슈카다리야 강 유역에 정착했던 소그드인들과 긴밀한 접촉이 이루어져 이미 종이가 유입되었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따라서 탈라스 전투 이전에 파미르에서 대서양에 이르는 칼리프 영토 안 곳곳에서 종이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176쪽) 제지술의 전래 시기가 달리 결정된다고 해도 변하지 않는 부분은 바로 중국에서부터 왔다는 사실이다. 제지술은 중앙아시아를 통과해 유럽에서는 1150년에 에스파냐의 하티바에 제지소가 건설되었다. 채륜의 시기보다 거의 1천 년이나 지난 시기에 유럽에서 종이가 제조되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한반도로의 전래는 아주 빨았다. 196년 후한이 멸망하고 중국이 삼국시대의 혼란에 빠지자 197년경 전란을 피해 고구려에 밀려온 유민들에 의해 닥나무 종이가 전해졌으리라 추정된다. 유럽 보다는 거의 1천 년이나 빨랐음을 알 수 있다. 유럽에 전래된 제지술은 인쇄술과 결합함으로써 세상을 바꾸어 놓았다. 종교개혁에서 시작해 유럽 근대문명의 초석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어 제지술은 대서양을 건너 1690년 미국의 필라델피아로 전해진다. 이 책에 수록된 내용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조선시대에 한지로 만든 온실이야기다. 조선 세종 조에 전순의가 편찬한 <산가요록 山家要錄>에 따르면 온실을 만들어 겨울철에도 신선한 채소를 생산하는 동절양채(冬節養菜) 요령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한국 원예학자 전희 박사는 <산가요록>에 적혀있는 대로 온실을 만들었다. 그 결과 550년 전에 겨울에 채소를 재배했다는 기록이 사실임을 입증했고, 이를 국제 원예학회에서 논문을 발표함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는 “1619년 독일 하이델베르크의 초보적 온실보다 170년이 빠르고 자연 보온 온실을 개발한 영국보다도 무려 240이나 빠른 1450년경에 만든 것으로 한지의 기능성을 높였다.”(282쪽)고 그 의미를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종이 온실이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온실에 우리의 전통 온돌을 사용했다. 그리고 한지에 기름을 발라 채광을 통해 실내 온도를 높이고, 습도 조절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창호지는 살아있는 종이여서 통기를 원활하게 하고 습도를 조절하며 채광성이 뛰어난 점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고 말한다. 우리 고유의 “한지를 말할 때 ‘絹 五百, 紙 千年’이라는 표현을 쓴다.”(287쪽) 요컨대 한지는 질기고 통기성이 좋으며, 순 섬유질이기 때문에 천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석가탑 보수 공사 시 나온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8세기에 목판 인쇄로 만들어진 경전이다. 1000년이 훨씬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종이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음은 우리 종이의 우수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지금의 한지 현실은 어떤가. 저자의 페이퍼 로드 기행은 지구를 한 바퀴 돌아 우리나라로 돌아와, 전통의 기술로 한지를 생산하는 마을을 탐방한다. 이곳을 돌아보고 저자는 “한국의 한지는 동양3국의 수록지와 비교해 볼때 강도나 수명, 항균성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국제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323쪽)고 이 책의 에필로그에서 그 안타까움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한다. 저자는 “자연 식물에서 추출한 섬유를 손으로 뜨는 전통방식의 수록지는 동서양의 학문과 예술, 문화, 종교를 발전시켰고 가장 위대한 필사 도구로 인류의 역사를 기록했다.”(324쪽)며 종이의 의미를 되새기며 이 책을 맺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종이 전문가가 아닌 방송국 PD 출신인 편일평씨이다. 페이퍼 로드 기행은 그의 종이에 대한 호기심에서 비롯됐다. 이 책의 내용은 다큐멘터리로 방송된바 있다. 인류 문명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던 종이가 발명되고 세계로 전파된 길, 즉 페이퍼 로드를 따라 지구를 한 바퀴 돈 그의 여행에서 독자들은 자랑스러움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끼리라고 생각한다. 향후 한지를 세계에 알려 옛 명성을 되찾기를 바라는 바램은 필자만의 생각은 아니리라.
종이의 탄생과 진화, 전파…
2천년 종이의 여정을 쫓아 지구촌 구석구석을 밟아나간 문화인류학적 탐사보고서!

종이에 숨겨진 인간의 무엇인가를 찾아보려는 여행기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 인류는 길을 만들었고, 이 길을 따라 문명이 이동했다. 실크로드 는 동서 문명이 소통하는 교역로였다. 하지만 ‘페이퍼로드’는 그 이름만으로도 무척 생소하다.

종이에 대한 호기심 하나로 여행을 떠난 저자는 2천여 년에 걸친 장구한 문명의 흔적을 하나씩 하나씩 더듬어간다. 문명의 역사와 겹쳐지는 종이의 역사를 새롭게 발견하고 깨달으면서 발견한 종이의 생명력을 우리 앞에 펼쳐놓는다.


머리말 왜 페이퍼로드인가?
프롤로그 종이의 지구여행 십만 리
제지기술의 전파경로도

1부. 누가 종이를 보았는가 _ 중국Ⅰ(뤄양~시안)
종이의 원류를 찾아서
서역의 길을 연 한나라
뤄양 민속박물관
채륜의 종이 발명과 채후지
낙양의 종이 값을 올린다
채륜 문화박물관
중국 제지술의 발달
다시 쓰는 종이의 역사
바헤의 표모는 누구인가?
산시 역사박물관
실크로드
통일왕조의 위용, 진시황릉 병마용
중국조지학회
종이 문화시장 류리창 거리
중국 국가박물관
중화의 대역사, 만리장성
종이로 만든 돈 이야기

2부. 사막과 초원을 지나서 _ 중국Ⅱ(둔황~신장)
사막의 여로, 둔황으로
천의 동굴, 모가오굴
제17굴의 둔황 문서
둔황박물관
밍사산과 웨야취안
양관박물관
신장웨이우얼자치구
제지술의 남부 전파로, 호탄
위구르의 종이 명인, 마소무 어피즈
아름다운 목장, 우루무치
신장웨이우얼자치구박물관
모래와 바람과 불의 땅, 투루판
베제클리크 천불동
가오창고성, 자오허고성
아스타나 고분

3부. 종이의 신은 누구인가 _ 일본
동쪽으로 가는 페이퍼로드
종이의 神이 사는 에치젠 와시마을
인간국보 이와노 이치베이
종이의 神은 누구인가
제지술의 일본 전래와 와시
일본 최고의 목판인쇄 백만탑다라니경
미노에서 만난 전통 와시
와시의 제조 공정
와시의 재발견, 이시하라 게이코
시코쿠의 도사 와시
이노 종이박물관
생활 속의 와시문화
와시와 일본문화
와시의 국제시장 나고야
도쿄 종이박물관
와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4부. 서역으로 가는 길 _ 중앙아시아
만년설을 넘어 서역으로
문명의 여울, 탈라스 전투
우즈베키스탄공화국
서역의 관문, 페르가나
돌의 도시, 타슈켄트
브로드웨이에서 만난 사마르칸트지
미니아튀르의 거장, 안일 화백
중앙아시아의 까레이스키
세계 최고(最古)의 피묻은 코란
푸른 제국, 사마르칸트
아프라시압 역사박물관
레기스탄 광장의 마드라사
지배자의 묘, 구르아미르
티무르 왕비의 사원, 비비하눔 사원
선지자 다니엘의 대영묘
중앙아시아 최대의 사마르칸트 바자르
오늘에 숨 쉬는 사마르칸트지
사마르칸트지의 장인 자리프
천 년을 지켜오는 코니길 수차
실크로드의 거점, 부하라
사막의 기적, 차슈마 아유브
죽음의 탑, 칼리안 미나레트
여름 궁전, 쉬토라이 모히하사
붉은 대지, 키질쿰 사막에 서다

5부. 보스포루스 해협을 건너 _ 터키, 시리아
보스포루스 해협을 건너 유럽으로
모자이크 미술의 전당, 성 소피아 성당
블루 모스크, 술탄 아흐메드 사원
종이의 해상로, 골든혼
시리아로 가는 길
시리아 아랍공화국
아람 왕국의 수도, 하마
셈족 아람인의 본향, 말룰라
성녀 테클라와 알-칼라문 산 동굴
세계 최고(最古)의 도시, 다마스쿠스
기독교와 이슬람이 공존하는 우마야드 모스크
이슬람의 영웅 살라흐 앗딘 아이유브 영묘
전통 시장, 하미디에 수크
다마스쿠스 공예센터
원죄의 피로 물든 카시윤 산

6부. 종이, 제2의 탄생 _ 유럽, 미국
종이 이전의 종이, 파피루스
제지술의 유럽 전파
이탈리아의 파브리아노 종이박물관
유럽 최초의 워터마크 종이
스위스의 바즐러 종이박물관
네덜란드의 레이스웨이크 박물관
제2의 종이 발명자, 말벌
초지기의 등장
체코의 벨케 로시니 종이박물관
영국의 투 리버스 제지공장
스웨덴의 레세보 제지공장
프랑스의 종이박물관 물랭 드 라로크
구텐베르크의 활자 발명과 성서
대서양을 건너 아메리카 대륙으로
종이 역사가 다드 헌터
로버트 윌리엄스 제지박물관
고메즈 종이박물관
크레인 종이박물관
웨스트 클레이 인쇄박물관
지금은 종이전쟁 시대
환경보호와 재생지
미래의 종이에 도전하는 사람들
종이의 제3세대가 열리고 있다

7부. 천 년 한지의 맥 _ 한국
종이의 한반도 전래
인쇄술의 발달과 세계기록유산
조선시대 제지와 조지서
최초의 색지를 만든 조선 한지
조선시대에 한지 온실이 있었다
한지 원료난과 제지업의 쇠퇴
서양 제지술의 도입
펄프 양지의 등장과 신문
絹五百 紙千年, 韓紙
한국 최초의 중요무형문화재, 류행영 한지장
물방울 한지의 고장, 신풍한지마을
영남 전통 한지의 요람, 의령한지마을
청송한지 5대 지장, 이상룡
한지의 여유로움, 벌랏 한지마을
오색 한지의 멋, 원주한지
전통 한지 4대, 장지방의 3부자
천 년을 살아 숨 쉬는 전주한지
한지의 역사와 문화, 전주한지박물관
생활 속의 예술, 한지공예
한지를 사랑하는 사람들
종이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에필로그 종이를 다시 생각한다
참고문헌
종이의 전파 시기 비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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