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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했다. 아쉽게도 경복이 엄마 우울증은 더 심해졌다. 그건 누구 탓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이 그렇게 만든 거겠지. 일용직인 아빠는 일이 많으면 힘들어서 술을 마시고 일이 없으면 괴로워서 더 마셨다. 엄마가 일하고 늦게 오면 때리고, 그렇게 맞고 병원에 간 게 여러 번이다. 한번은 정신병원에 집어넣기도 했다. 정말 정신병원에 들어가야 할 사람이 누군데. 예전에는 그렇게 정신병원에 집어넣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거 돈 들지 않을까. 난 돈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나 하다니. 집에 돈이 많지 않아 보여서 그런 거다. 아빠가 술 마시고 늘 자신(엄마)을 때리면 살기 힘들 거다. 이젠 벗어났으니 마음도 거기에서 벗어나면 좋을 텐데, 그게 쉽지 않은가보다. 남 말할 처지가 못 되는구나. 나도 여러가지 안 좋은 일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첫번째에서 경복이와 엄마가 함께 운동도 했는데, 엄마는 약을 잘 먹지 않았다. 우울증은 약을 잘 먹으면 좀 나아질까. 지금은 약을 먹고 낫게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기는 한다. 지금 생각하니 엄마는 병원에 가서 잠깐 의사와 말하고 약만 받아다 먹었다. 말을 오래 했다면 좀더 나아지지 않았을까.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지만 한 걸까, 잘 모르겠다. 나중에 병원에 잠깐 있으면서 의사한테 말을 했다. 자신이 잘 듣지 못하고 자주 아프고 모자라서 미안하고, 세 딸한테도 짐이 된다고. 의사는 엄마한테 잘못이 없다고 말한다. 그 말이 도움이 되고 늦은 게 아니면 좋을 텐데. 경복이는 엄마가 병원에 들어간 날 마지막으로 엄마를 보았다고 한다. 엄마는 세상을 떠난 걸까. 그런 느낌이 들게 한다. 경복이는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새로 찾은 일을 그만두어야 했다. 어쩐지 그런 일을 엄마 탓으로 돌리는 듯했다. 경복이가 엄마와 함께 살았지만 언니가 둘 있다. 언니가 있으면 좀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집에 아픈 사람이 있고 늘 마음을 써야 하면 괴롭겠지. 자신이 하고 싶은 것도 제대로 못할 테니까. 경복이가 엄마한테 마음을 쓰지만 어쩔 수 없이 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이런 생각하면 안 되려나. 경복이는 여기에 나온 것보다 더 힘겨운 시간을 보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걸 알아줘야겠지. 엄마한테도 꿈이 있었을 텐데, 아니 엄마는 꿈을 생각하지 못했다. 사는 것만으로도 힘들었으니까. 지금은 어떤 꿈이 있을까, 일하고 싶은 것일지. 갑자기 꿈 이야기를 하다니. 커다란 꿈이 있고 그것을 이루려고 애쓰는 것도 좋지만, 작은 꿈을 갖고 이뤄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우울할 틈이 없을지도. 이건 내가 해야 할까. 난 늘 같은 거다, 책 읽고 쓰기. 요며칠 하기 싫은 마음이 들었는데, 좀 우울해서. 우울증은 아니더라도 우울하면 하고 싶은 게 없구나. 하기 싫어도 종일 아무것도 안 할 수 없어서 이걸 읽고 이렇게 썼다.
어두운 이야기에서 희망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난 이 정도는 아니잖아, 하는 생각은 하고 싶지 않다. 사람은 무엇보다 자기 손톱밑에 박힌 작은 가시가 가장 아픈 법이다. 누군가보다 낫다 생각하는 건 별로다. 경복이도 다른 사람보다 자신이 낫다 생각했지만, 현실을 마주하고는 그렇지 않다 여겼다. 자신만 힘들다 생각하지 않는 게 낫겠다. 그렇게라도 생각하면 둘레를 볼 수 있겠지. 세상에는 힘들게 사는 사람이 많다. 어두운 이야기에서는 그걸 깨달아야겠다. 아무리 애써도 잘 안 되는 것도 있다. 이런 생각을 하고 별로 애쓰지 않는 건지도. 다시 어두운 말을 했다. 큰 일보다 작은 일이라도 이루고 살고 싶다. 세상에는 그런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희선
이제 여기가 엄마 집이고,
우리 집이야. 알았지?
서른살에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복이, 만화가를 꿈꾸지만 꿈에는 한발짝도 다가가지 못했다. 오래된 애인 고정신이 경복이의 유일한 희망이다. 6년간의 연애 끝에 동거를 결심하고 새로운 삶을 계획하는 경복이에게 날벼락 같은 소식이 도착한다. 우울증에 걸린 엄마가 언니의 집에서 탈출해 여관방에서 자살을 시도했다는 소식이다. 더이상 엄마를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경복이는 남자친구와의 동거 계획을 포기하고 엄마를 동거인으로 맞게 된다.
만성적인 우울증뿐 아니라 경미한 청각장애까지 가진 엄마는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의 상습적인 가정폭력에 평생을 시달려왔다. 아빠는 매일 술을 마시고 욕하고 때렸고, 엄마는 매일 맞고 아프고 울었다. 폭력적인 아버지와 힘없는 엄마 밑에서 자란 세 자매는 나이가 들며 제각기 고통을 해소하는 방법을 찾았다. 공부에 매진한 첫째 경혜, 외모를 가꾸는 데 몰두하는 둘째 경수, 만화를 통해 위안을 찾은 막내 경복. 유년기의 기억을 떠나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가던 경복이 과연 아픈 엄마와 잘 지낼 수 있을까?
여기까지만 해도 충분히 고통스럽지만 경복이의 불행은 이뿐만이 아니다.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취직을 하지만 성폭행으로 직장마저 그만둔다. 엄마와 동거를 시작하며 애인과도 멀어져 결국 이별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재개발로 살던 집에서마저 쫓겨나게 된다. 잇따른 불행에도 경복은 애써 일상을 찾으려 노력하지만, 엄마는 급기야 약 복용을 중단하고 경미한 정신분열 증세까지 보이는데….
2부
51화 말하지 않아도
52화 무슨 꿈
53화 너 예쁘다
54화 안 좋아?
55화 일하는 수심(1)
56화 일하는 수심(2)
57화 일하는 수심(3)
58화 소풍
59화 외로운 밤에
60화 처음
61화 이게 아닌데
62화 반짝반짝
63화 합의
64화 약국의 경수
65화 차라리
66화 고막의 발견
67화 강우의 엄마
68화 어르고 달래고
69화 산들바람
70화 내가 만만하니?
71화 엄마 차례
72화 우렁각시 수심씨
73화 존재의 이유
74화 깨달음
75화 소개팅
76화 제안
77화 어느날 밤
78화 훗
79화 꿈틀꿈틀
80화 거짓말
81화 새삼스럽게
82화 아리송해
83화 저 여자
84화 공기처럼
85화 보호
86화 도망
87화 네가 뭘 알아?
88화 안아줘
89화 어쩌면 최악
90화 악당
91화 놓고 온 것
92화 잘못하지 않았다
93화 나도 알아
94화 외출
95화 내 등에
96화 백일몽
97화 하루의 끝
98화 실은
해설 ∥ 박인하
작가의 말
아트 테라피
우선 책이 생각보다 엄청 커서 놀랐어요. 대학교 전공 책 같은 느낌. 표지도 양장 인것 같고 무엇보다도 맘에 들었던것은 역시 감각적인 일러스트들. 큼직큼직한 일러스트가 양면인쇄도 아닌 단면인쇄로 되어 있어서 마카, 색연필, 수채물감, 펜, 파스텔 어떤 재료라도 상관없이 컬러링을 할 수 있어요. 소품은 마카로 쓱쓱 칠하는 재미도 있고 인물은 파스텔과 수채물감과 재료에 구애받지 않고 여러재료 섞어서 표현하는 재미도 쏠쏠하네요. 가격이 다른 컬러링북에 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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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잉 하루에 Vol.16 여우꼬리가 들려주는 행복한 자수 소품 이야기
여우꼬리가 들려주는 행복한 자수 소품 이야기 - 김은주 저 한국의 대표적인 소잉 핸드메이드 서적 Sewing Harue: 소잉 하루에 가 [여우꼬리가 들려주는 행복한 자수 소품 이야기]라는 주제로 소잉 피플들과 열여섯 번째 만남을 준비했다. KMSA(한국머신소잉협회) 김은주 작가와 함께 자수 소품 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소잉룸 / 키친 / 리빙 / 외출의 4가지 테마로 다양하고 실용적인 아이템들을 한 권에 담았다. 총 26작품으로 그 중 19작품의 실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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