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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전주에 내려간다. 남편이 전주에 살기 때문에. 전주에 갈 때, 책 몇 권을 챙겨 내려간다. 이번 주는, 평소에 거의 읽지 않는 책으로 선택했다. 신기한 건물 싫어하지는 않는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가 특이하다기에, 일부러 남편과 함께 서울 데이트도 갔었다. 마침 ‘얼굴 있는 장터’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이것저것 구경하다, 순두부 아이스크림 매장에 가, 고구마 맛 아이스크림을 하나 샀다. 맛있었다. 날이 선선해지면 또 가도 좋을 듯하다. 다만, 미술과 마찬가지로 보는 걸 좋아만 할뿐. 이 건물을 짓기 위해 어떤 기법을 이용했는지. 그런 것까지 알고 싶지는 않다. 그렇게까지 파고드는 건 귀찮다. 창덕궁이나 종묘를 가면, 해설사가 동행하며 건물 설명을 해주지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 이 책은 건축. 특히 한국에 있는 건축물 대상으로 이런저런 설명을 하고 있다. 건물을 짓기 위해 어떤 기법을 사용하는지. 건물에 쓰이는 재료들이 무엇이며 어떻게 사용되는지. 사람이 생활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건축은 어떤 특징을 갖게 되는지. 단순한 건물을 넘어 도시 구조까지 들어가게 되면, 언제나 멀게 느껴졌던 건축이 조금은 가까이 다가온 기분이 든다. 내 바로 옆에 맞닿아 있다는 실감이 들어서. 특히 인상깊었던 부분. 건축은, 당시 생활상을 반영한다. 창덕궁에는 조선 시대 사대부의 주거 양식을 보여주는 연경당이 있다. 남녀의 출입문마저 다르다, 지붕과 하마석 유무에서, 남녀의 위상이 뚜렷이 구분된다. 조선시대가 어떤 사회였는지, 건물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0 조선시대처럼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현재 건축에도 주거에서 노동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떼어 놓는다. 부엌에서 일하는 사람은 다른 구성원에게서 등을 돌린 채 일해야 한다. 아파트 베란다의 수도꼭지를 틀기 위해서는 몸을 낮추어야 한다. 주거에서 노동하는 사람의 절대 다수가 여성임을 고려하면, 아직 우리 사회가 남녀평등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는 짐작하게 해 준다. 아울러 현재 건축이 무엇을 지향해야 할지도. 건축 재료에 대해서. 건축에 담겨 있는 시대상에 대해서. 자본과 건축주의 제한 속에서 건축가가 어떻게 역량을 발휘하는지. 건물 하나 짓는데 건축가가 얼마나 고심을 하는지. 저자는 이런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 놓은 뒤, 마무리 삼아, 자신이 감명 깊게 생각하는 몇 건물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 짓는다. 인상 깊은 건물이 여럿 있었다. 불편한 입지 조건 속에서, 건축가가 어떻게든 자신의 이상을 풀어낸 ‘국립현대미술관’에 대한 이야기라든지. 하지만 가장 시선을 끌었던 것은, 부석사 무량수전에 대한 이야기. 단순히 고려시대 목조 건축물로만 알고 있던 부석사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전형적인 구조 대신, 살짝 비틀어진 구조를 선택한 부석사의 공간 설계. 그냥 봐서는 단순히 특이하다 싶은, 그 공간 설계는 추분과 춘분 마당 모서리에 섰을 때, 모든 것이 일직선에 서게 함으로서 서 있는 사람에게 무어라 말할 수 없는 감동을 준다고 한다. 정확한 의도는 이제 와서 알 수 없겠지만, 천 년이 지난 뒤에도 사람에게 같은 기분을 계속 느끼게 할 수 있다는 것,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까. 익숙하게 보고 지나쳤던 건물들. 하지만 사실은 그 모든 것에 건축가의 치밀한 계산이 담겨 있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보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익숙한 주변을 익숙하지 않게 보고 싶다면, 한 번 정도 읽어보아도 좋을 책이다. 자세한 사진은 https://www.instagram.com/p/Blh3NbWgz2o/?utm_source=ig_web_copy_link 참고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는 건축가가 건축을 설계하고 지을 때의 관점과 고려 사항 등 구체적인 건축 행위 자체에 관한 지식과 정보를 담고 있다. 지나치게 전문적이고 실무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으며 건축가들은 어떤 관점에서 건축과 건물을 바라보는 것인지, 여기에는 어떤 고려 요소가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는 입문서이다.
책을 내면서
재개정판을 내면서
시작하는 말
과연 무엇을 볼까
나는 못을 집었다
그림을 걸려면 | 벽에는 뭐가 있나 | 방에는 뭐가 있나 | 동네에는 뭐가 있나 | 도시에는 뭐가 있나 |
점이 두 개라면 | 늘어선 점 | 늘어선 점과 소점 | 더 많은 점
꺾임과 굽이침
선을 긋다 | 굵기와 필력 |휘고 꺾은 선 | 담을 쌓다 | 비례의 신비 | 비례의 실제 | 주변의 비례 |
아름다운 비례 | 길이를 재다 | 꺾임과 굽이침
상자, 상자, 또 상자, 가끔 원통
모서리 | 날카로움, 혹은 날렵함 | 수많은 상자 | 원과 원통 | 각기둥과 원기둥 | 형태에 관하여
그릇은 속이 비어야 가치가 있거늘
건축과 공간 | 지붕과 바닥 | 공간의 크기 | 공간의 크기를 재다 | 공간의 비례 | 주변 공간의 비례 |
창 | 공간의 모임
짓는 이의 마음
꼼꼼한 거짓말과 허튼 참말
구축의 맛 | 벽돌, 쌓음의 의미 | 벽돌 쌓은 건물, 벽돌 쌓은 거리 | 기구한 돌의 팔자 |
모서리가 돌을 이야기한다 | 돌의 크기와 줄눈 | 돌이 기어이 허공을 날다 |
콘크리트, 끝없는 억울함 | 강철, 강하여 세련된 맛 | 철의 급소와 방어 | 무늬 속의 나무 |
빛나는 유리
건물의 뼈대와 내장 기관
뼈대의 논리 | 밀고 당기는 힘 | 휘는 힘 | 다리의 뼈대 | 명쾌하게 이야기하는 세계 | 건물의 뼈대 |
건물의 내장 기관
건물의 코에 생기를 불어넣다
움직임
공간 속의 움직임 | 움직임을 보여주다 | 움직이는 우리
느낌
만져보다 | 소리 | 눈이 필요 없는 공간
해가 지고 세월이 흐르면
빛과 그림자 | 해 지고 어두운 거리를 걷다 보면 | 나이 먹은 건물 | 나이 먹은 거리
건물과 도시를 누가 만드는가
건물과 건물이 모이면
공터는 있는데 | 건물은 누구를 위해 만드나 | 건물은 눈치를 본다 | 도로 지도에 숨은 이야기 |
도로 지도가 해주는 이야기 | 우리에게 도시는
건축과 이데올로기
디자인과 상업주의 | 간판의 투쟁 | 음악당의 정치학 | 주택 안의 헤게모니 | 권위와 정통성 |
빛나는 전통 | 보이지 않는 세계
건물을 보니
국립현대미술관 - 멀리 돌아가는 아름다움
서울대학교 미술관 - 가장 괴상한 초상화를 그리는 순간
ECCEwha Culture Complex - 헝클어진 실타래를 푸는 방법
포스코센터 - 열린 회사와 그 벽들
플라토 - 주연만큼 빛나는 조연
쌈지길 - 길을 묻는다면
부석사 - 문득 돌아봄
맺는말
읽고 나서 읽어두기
현대 건축의 해부
전통 건축의 분류
출연한 건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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